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는 편이다. 하지만 책모임을 통해 읽게 된 알랭 드 보통의 소설 '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'은 정말 신선했고, 잘 읽혔다.
결혼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책이다. 드라마나 연애 소설에서는 낭만적 연애를 주로 다룬다. 하지만 알랭 드 보통의 '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' 에서는 결혼 후 일상에 대해 더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다. 연애는 낭만적이지만 결혼은 낭만적이지 않다라던가 결혼 후 펼쳐지는 예측 불가한 상황과 묘사들이 황당하다거나 충격적이지는 않았다.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는 부분들이었기에 말이다. 하지만 함께 북토크를 한 대부분의 2030 여성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.
'결혼은 성장이다' 라는 생각이 들었다.
연애에는 연습이 있을 수 있지만 결혼에는 연습이 없다. 연습을 통해 우리는 더 나아지고 배울 수 있지만 결혼은 그런 기회없이 바로 실전이 시작된다. 연애에는 차이 (다름)가 발견되거나 마음이 식으면 관계를 끊을 수 있지만 결혼에는 책임이 따르기에 계속 짊어지고 가야 한다. 이것이 굉장한 단점 (골칫거리)으로 보일 수 있겠으나 달리 생각하면 '성장할 수 있는 계기'라는 장점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.
운동은 꾸준히 해야 근육이 붙고, 체형이 달라진다. 외국어도 꾸준히 해야 귀가 뚫리고 말문이 트이는데, 남여 관계에도 '결혼'이라는 책임, 꾸준함, 강제성 (깰 수 없는 부분)이 붙어 좋든 싫든 맞닥드리고 생활해 가며 일정 기간이 지나야 남여로써, 가족으로써 더 발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. 관계를 쉽게 끊을 수 있는 연애가 아닌, 끊기가 굉장히 어려운 결혼을 통해 우리는 인간으로서 더 성숙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.
처음 하는 결혼, 결혼생활도 처음이고, 육아도 처음이고, 부모님 문제, 경제적 공동체 이 모든 것들이 생전 처음 경험하는 일일 것이기에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다.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할 것이고, 누군가는 아예 마음을 놓고 살 수도 있다. 하지만 끈기있게 책임감을 갖고 초심을 생각하며 서로를 이해하며, 아껴주며, 받아들이며 열심히 한해 한해 살아간다면 그 끝은 예술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. 이것은 쉽게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, 결코 모든 부부들이 맛보지는 못할 것이다.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, 노력하는 부부들만이 맛볼 수 있는 예술일 것이다. 한번 뿐인 인생, 연습이 없는 결혼, 이 결혼생활의 끝과 인생의 끝이 마지 못해 살고, 마음을 내려 놓은 채 사는 삶 보다는 아름답고 예술적인 것이 낫지 않을까? 그러려면 성숙해야 하고, 부부로서 개인으로서 성장해야 하고, 서로가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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막연히 나는 결혼을 38세 쯤에 할 것이다 라고 생각했었다. 그런데 바로 내년이면 38세다. 요즘드는 생각은 결혼에 대한 압박감이 드는 것이 아닌, 좀 더 나를 성장시키고 발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. 내가 더 성숙해지고 더 나은 사람이 된다면 배우자 역시도 더 괜찮고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. 책에서도 연애생활과 많이 다른 결혼생활을 묘사하고 있지만 충분히 공감했다. 배우자를 이해하고, 서로가 배려하고, 내가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할 때 진정 결혼할 때가 된 것이다 라고 책에서 말한다. 38이면 결혼할 줄 알았는데,,,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. 한 3년 정도만 더 뒤로 미뤄보자. 대신 더 열심히 살아보자.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해 보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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